수. 9월 17th, 2025

메타(Meta)가 곧 개최될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Connect)’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새로운 스마트 안경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가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의 다음 단계로 꾸준히 강조해 온 스마트 안경 기술과 함께, 기존 플랫폼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스포츠 팬덤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며 미래 기술과 현재 시장 지배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커넥트 행사서 차세대 스마트 안경 공개 예정

IT 업계의 관심은 메타가 이번 ‘커넥트’ 행사에서 선보일 신기술에 쏠려 있습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올해 행사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메타버스보다는 AI에 거의 전적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리서치 디렉터 마이크 프룰스는 “올해 행사는 사실상 AI, 특히 AI 안경과 초지능이 지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타가 AI 안경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새로운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며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메타는 지난해 홀로그램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프로토타입 ‘오리온(Orion)’을 공개하며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안경”이라고 소개한 바 있지만, 이 기술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수년이 더 걸릴 전망입니다.

대신, 이번 행사에서는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로 제어 가능한 소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새로운 스마트 안경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포레스터의 토마스 허슨 애널리스트는 “이 새로운 기기는 실험적인 플랫폼 성격이 강하지만, 사용자가 시간, 날씨, 알림 확인은 물론 사진 촬영, 음성 번역, 메타 AI의 응답을 시각적으로 표시하는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또한, 기존 ‘레이밴 메타 스마트 안경(Ray-Ban Meta smart glasses)’의 업데이트 버전도 공개될 것으로 보이며, 사용자의 주변 환경과 맥락을 해석하는 향상된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메타는 공식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셜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저커버그의 비전: ‘초지능’ 시대의 관문, AI 안경

저커버그는 10년 이상 가상현실 기기(오큘러스)와 메타버스에 대한 장기 비전을 통해 안경과 헤드셋이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경계를 허물 것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허슨 애널리스트는 “수많은 시도 끝에 이제는 얼리어답터 단계를 넘어 대중화로 나아갈 동력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저커버그가 최근 제시한 ‘개인용 초지능(personal superintelligence)’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는 지난 7월, 초지능이 인류의 발전 속도를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 추상적인 ‘초지능’ 개념은 경쟁사들이 말하는 ‘범용 인공지능(AGI)’과 유사하며, 2021년 회사명을 바꾸고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메타버스에 집중했던 저커버그의 새로운 전략적 전환을 보여줍니다. 저커버그는 “AI 안경이 우리가 초지능을 통합하는 주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 안경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플랫폼 영향력 강화: 스포츠 팬덤을 사로잡은 메타

미래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동시에, 메타는 자사의 기존 플랫폼 생태계가 가진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메타는 시장조사기관 내셔널 리서치 그룹(National Research Group)과 공동으로 발표한 ‘하이라이트를 넘어서(Beyond the Highlights)’ 보고서를 통해 자사 플랫폼이 스포츠 팬덤과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스포츠 관련 논의에서 메타 플랫폼(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스레드 등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달합니다. 이는 틱톡이나 X(구 트위터), 유튜브 등 개별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수치입니다. 특히 팬 참여도를 유도하는 플랫폼 순위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신생 플랫폼인 스레드 역시 스포츠 담론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X의 경우, 전체 스포츠 논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지만, 앱 내에서는 스포츠가 가장 큰 단일 주제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각 플랫폼의 특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스포츠 마케팅의 새로운 기회

이 보고서는 스포츠 관련 광고주와 마케터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스포츠 관련 제품을 발견하고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플랫폼을 이용하는 스포츠 팬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데이터도 함께 제공합니다.

또한, 팬들은 경기 하이라이트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훈련 모습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소비하길 원하며, 주로 경기 시작 전, 경기 중, 그리고 경기 후에 메타 앱을 통해 가장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브랜드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을 알려줍니다. 이처럼 메타는 차세대 하드웨어인 AI 안경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동시에, 스포츠와 같은 핵심 콘텐츠 영역에서 기존 플랫폼의 지배력을 공고히 함으로써 현재와 미래 시장을 모두 선점하려는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