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12월 10th, 2025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싼 역대급 보상안 논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오는 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무려 1조 달러(약 1448조 원)에 달하는 주식 보상 패키지에 대해 주요 투자자들이 잇따라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사회는 이번 안건이 부결될 경우 머스크가 회사를 떠날 수 있다며 주주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거세지는 반대 여론과 1400조 원의 조건

세계 최대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이번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테슬라 지분 약 1.1%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이들은 머스크의 탁월한 역량과 가치 창출 능력은 인정하면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천문학적인 보상 규모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 ISS 역시 반대 입장을 권고했으며, 미국의 일부 노조와 기업 감시 단체들은 일반 직원이 170만 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라며 ‘테슬라를 되찾자’는 캠페인까지 전개하고 있다.

논란이 된 보상안은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2035년까지 현재의 6배 수준인 8조 5000억 달러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야심 찬 전제가 깔려 있다. 차량 인도 2000만 대,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구독 1000만 건 달성, 로보택시 상용화 등 총 12단계의 까다로운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머스크는 주식을 받게 되며, 모든 미션을 완수할 경우 그의 지분율은 25% 이상으로 높아진다. 로빈 덴홈 이사회 의장은 이를 두고 회사가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머스크에게 필요한 절대적인 동기 부여라고 강조했다.

실적 둔화와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

하지만 현재 테슬라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3분기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전년 대비 37% 급감했다. 주당 순이익 역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으며, 관세 부담과 구조조정 비용, 탄소 배출권 수익 감소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뼈아프다. 중국과 유럽 주요국에서의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전기차의 등장으로 테슬라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희석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전기차 회사를 넘어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진화를 천명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양산 계획이 지연되는 등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힌 상태다.

새로운 활로 모색, 2025 홀리데이 업데이트 배포

이러한 경영권 분쟁과 실적 압박 속에서도 테슬라는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테슬라는 최근 ‘2025 홀리데이 업데이트(소프트웨어 버전 2025.44.25.1)’의 배포를 시작하며 사용자 경험 개선에 나섰다. 이번 업데이트는 일부 하드웨어 사양을 제외하고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운전자와 탑승자를 위한 다양한 신기능이 대거 포함되었다.

가장 주목받는 기능은 내비게이션과 연동된 AI ‘그록(Grok)’이다.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는 이 기능을 통해 운전자는 그록에게 목적지를 추가하거나 수정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강화되었는데, 실내 카메라를 활용해 차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테슬라 포토부스’와 새로운 리듬 게임, 그리고 ‘징글 러시’ 라이트 쇼가 추가되었다. 또한 반려동물을 차에 두고 내릴 때 스마트폰으로 실내 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그 모드 라이브 액티비티’ 기능이 도입되어 편의성을 높였다.

디테일 강화와 향후 전망

이번 업데이트에는 사용자들이 요청해 온 세밀한 기능들도 반영되었다. 대시캠용 USB 드라이브의 저장 공간 사용량을 보여주는 기능이 깜짝 추가되었고, 위치별 충전 제한 설정, 스마트폰을 차에 두고 내릴 경우 알림을 주는 기능, 내비게이션의 카풀 차선 자동 경로 안내 등이 새롭게 적용되었다. 또한 ‘커스텀 랩핑 및 번호판’ 기능을 통해 차량 디스플레이상의 아바타를 실제 차량과 더욱 유사하게 꾸밀 수 있게 되었다.

머스크는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을 향해 “기업 테러리스트”라고 맹비난하며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영진과 주주 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테슬라가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다시 한번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