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7월 1st, 2025

사상 최고가 갱신한 엔비디아 주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주가가 26일(현지시간) 4% 넘게 상승하며 154.31달러로 장을 마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1월 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가(149.43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로, 이날 장중에도 최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입증했다.

이번 상승은 5월 말 발표된 1분기 실적 이후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당시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다시금 과시했다.

특히 5월 28일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14% 이상 상승해 같은 기간 S&P 500 지수 상승률(약 3.4%)을 크게 앞섰다.

월가 전망도 상향… 시총 6조 달러 가능성

투자은행 루프 캐피털(Loop Capital)의 애널리스트 아난다 바루아는 이날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기존보다 크게 상향 조정한 25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시가총액 약 3조6000억 달러 수준에서 6조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수치다.

바루아는 고객 노트에서 “지금 수준에서 엔비디아의 펀더멘털이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엔비디아는 사실상 핵심 기술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가격 결정력과 높은 마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2028년까지 AI 반도체 시장이 2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반도체 주가도 동반 강세

엔비디아의 상승세는 아시아 반도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7일 아시아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3.53%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를 제조하는 대만의 TSMC 주가도 0.47% 상승했다.

또한,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공장을 구축하고 있는 대만의 훙하이정밀(폭스콘)은 0.77% 상승했다. 이 공장들은 전기차,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AI 칩을 활용할 예정이다.

일본 반도체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어드반테스트는 3.93% 상승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영국 반도체 설계사 ARM에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4.38% 급등했다. 도쿄일렉트론(2.13%), 라세르텍(1.57%), 르네사스(2.22%)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AI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

제본스글로벌의 공동창립자 킹슬리 존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반도체 주가 상승은 AI 수요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며, “관세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일본, 한국, 대만 기업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엔비디아가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수출 제한에도 성장 이어가는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시장용 H20 AI 칩의 판매가 차단되는 타격을 입었다. 엔비디아는 이로 인해 약 80억 달러의 매출 손실과 45억 달러 상당의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한 번 얻었다. 이날 기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7700억 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자리에 올라섰다.